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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비가 오는 겨울이다. 이 지역의 날씨는 꽤나 신기해서 한 겨울이 되면 그제서야 일년치 비를 몰아서 내린다.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해 봤자 대부분 가랑비 같은 비에다가, 겨울 내내 30일 가량 내리는 비가 전부지만, 이 비가 없으면 안그래도 건조한 이 동네의 일년이 어렵다. 멋진 일이라고 하면, 한 겨울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지고 앙상해 지는 겨울이 아니라 모든것이 푸른 색으로 바뀌는 동네의 일년을 책임지는 이 겨울. 날씨가 좋은 동네라서 그런지 황량하고 우울한 겨울이지만, 산도, 들도, 모든것이 새로이 태어나는 한 겨울이다. 비가 와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져서인지, 생각이 많아지는 한 겨울이다. 며칠 전 읽은 누군가의 포스팅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맴돈다.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과.. 2023. 12. 4.
가을 2 동부의 가을을 지내고 왔더니 서부의 가을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이 동네의 날씨는 여전히 적응중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하나 익숙한 날씨가 없다. 또한 아주 가까운 거리 사이에서도, 해양성 기후와, 반도, 그리고 산들이 다양한 종류의 국소적인 날씨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일례로,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한 여름에도 기온이 뜨거운 여름의 온도 까지는 잘 가지 않고, 저녁이 되면 얇은 점퍼나 패딩을 입어야 하는데, 차로 30분 40분 정도만 내려오면, 뜨겁고 건조한 기후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에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꽤나 오래 머문다. 파아란 하늘 사이로 보이는 푸르디 푸른 나무들과, 그리고 그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빨갛고 노란 단풍 나무들. 그리고 입사귀가 거의 다 떨어진, .. 2023. 11. 23.
가을 길었던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오는 시간이다. 내가 살고 있는 미국 서부는 계절 감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못 느끼고 있다가. 가을이 가득한 동부를 몇주전 다녀오고 나니 비로소 가을 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단풍도, 너무도 파랗고 높은 하늘도, 까맣게 있고 있었는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회사에서는 몇주 동안 굉장히 힘든 sprint를 했었다. 조금 더 정밀하게 계획을 짜고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너무 주먹구구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금 머리가 아픈 몇 주 아니 몇 달 이었다. 이제 조금 진정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 이사를 온지도 이제 곧 3년이 되어간다. 많이 다른 환경이었고 조금 더 팍팍한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사람.. 2023. 11. 11.
정리해고 지금의 회사로 옮긴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휴지통으로 옮겼던 회사에서의 2년을 기념하는 이메일이 지워지기도 전에, 이 회사로 이동한 후 네 번째 정리해고가 있었다. 우리 지사에서만 네 번째라는 이야기고, 여기저기 회사의 지사들에서 일어났던 정리해고를 생각하면, 몇 번째 정리해고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떠났는지 모르겠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나를 비껴갔지만, 다음번 순서에는 내가 아니라고, 내가 일하는 팀이 아니라고 누가 말해 줄 수 있을까? 처음과 두번쨰의 정리해고 때는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팬데믹으로 인해서 생겼던 일자리들이, 생각보다 빨리 정리된 팬데믹으로 인해서 더 이 상 필요하게 되지 않게 되었으니까.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로 옮겨오면서 이제는 회사에 실제적인.. 2023. 6. 25.
아침식사. 아침은 황제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이 있다.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인데, 요즈음 (이라고 쓰고 근 10여 년 동안) 아침식사를 보면 중요한 아침식사를 너무 대충 혹은 잘못된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아침 루틴은 다음과 같아왔다. 1. 기상 2. 커피1잔 3. 물 한 컵 4. 아침 식사 4.1. 빵 + 잼 4.2. 크루아상 4.3. 머핀 흠... 바쁘다는 핑계로(라고 쓰고 게을러서라고 읽는다) 제대로 된 영양분을 챙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해야 하는 법. 탄수화물, 단백실,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여러 성분들을 골고루 섭취하는 아침식사가 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위에서 보시다시피, 정제된 탄수화물과 가공 당 위주로만 식사를 해 왔.. 2023. 6. 19.
작심삼일 더하기 작심삼일 시작은 왜 어렵고 또 그 만큼 더 중요할까? 옛말에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다.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 라는 말도 아마 비슷한 뜻일 것이라 생각한다. 시작하지 않으면 그 일에 대한 성공도, 혹은 실패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 성공과 실패 사이의 경험과 배움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작이라는 방아쇠를 당기는 일은 꽤나 쉽지 않다. 일상에서 가장 간단한, 산책하기, 책 읽기 같은 일 조차도 시작에 꽤나 많은 노력을 요하는 것 같아 보인다. 돌이켜 보면, 시작을 하기 전에 나는 꽤나 긴 의식을 거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좋은 계획을 세우고, 각 계획의 중간중간 마다, 확인하는 체크 포인트를 배치하고, 한달동안에는 이것을, 6개월 동안에는 저것을, 그리고 1년 뒤에는 이것을 이루겠다고. .. 2023. 6. 11.
일상의 자극을 낮추기 회사에서 업무의 양이 늘었다. 조금 더 주도적으로 승진을 요구해야 하는 타이밍이었는데, 경제 상황과 맞물려서 회사 전반적으로 제한이 많았었다. 모든 해외 출장이 제한되었고, 승진과 신규 인력 채용이 9월까지는 정지되었다. 당연히 각각의 프로젝트에서의 비용 절감도 지속적으로 요구 되고 있어서, 잘 말해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전 회사적으로 동결된 부분을 무슨수로 바꾼단 말인가. 연말에 이 동결상황이 개선되면 1번으로 고려하겠다는 기약없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고로 같은 값에 일을 더 많이 하게 된 상황 OTL 그런 와중에 두달 즈음 전에 일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총괄이 되었다. 2년여에 걸치는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인데, 회사의 특성상, 인사권은 없고, 전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획하고, 감독하는 .. 2023. 6. 4.
구글 바드 한국 상륙! 한국에서도 이제 구글 바드의 베타 테스팅에 조인이 가능하다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다. 관심 있는 분들은 얼른 가서 웨이팅 리스트 등록을 하시길 바란다. 처음보다 웨이팅 리스트가 엄청 길어진 느낌이기 때문에... https://bard.google.com/ Bard Bard is your creative and helpful collaborator to supercharge your imagination, boost productivity, and bring ideas to life. bard.google.com 그럼 Bard 챗봇은 한국 베타 테스팅 시작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생각보다 불완전한 답이 나와서 놀란 마음과 실망한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처음에는 "beta.bar.. 2023. 4. 22.
Jake Shimabukuro - Ukulele star San Francisco Jazz의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Jake Shimabukuro 공연 홍보 페이지에서는 Jake를 이렇게 표현한다. "the Jimi Hendrix of the ukulele, "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Jake는 클래식, 락, 블루스, 재즈 등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주자이자/우쿨렐레 거장 이자 작곡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우쿨렐레라고 하면 떠오르는 음색과 연주들이 있는데, 내가 기억하는 음색과 연주법은 전자기타의 그것과 많이 다르기에,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떻게 Jimi Hendrix라고 불리는 것인지 신기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로 다양한 이 사랑의 연주와 음악은 정말이지 특별했다는 표현 이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 사람의 wikipedia 페이지에..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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