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국립 중앙 박물관이었다. 이름만 여러번 들어왔었던 국.중.박.을 이제서야 가보다니. 지하철 역에서 연결된 통로를 따라가다가 계단위로 올라가면, 배산 임수의 풍수지리를 따른 듯한 커다란 성곽 느낌의 국립 중앙 박물관이 눈을 가득 채운다. 앞에는 거울 못, 뒤에는 남산. 박물관 건물을 구경하기 전, 차가운 겨울을 그대로 담은듯 꽁꽁 얼어붙은 거울못은 한 겨울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이 아름다웠다. 겨울의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봄, 여름, 가을 모두 기다려지는 연못의 모습이었다.
거울못을 오른쪽으로 하고, 계단을 오르면, 국립 중앙박물관 사이로 보이는 남산의 모습에 가슴이 턱 하니 막힌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듯한 창 너머로 남산과 남산 타워가 보인다. 열린 마당이라고 표현되는 이 부분은 우리나라 건축물의 고유의 공간인 대청 마루에서 따온듯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바깥도 안도 아닌, 하지만 편안하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대청 마루인데, 이 같은 공간의 역할을 박물관의 입구 한 가운데에 가져와서 편안함과 개방감을 함께 가져왔다.
박물관 내부도 너무너무 좋았다. 우리나라의 여러 보물들과 국보를 감상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고,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시간을 거슬러온 작품들의 에너지는 감히 내가 표현하거나 상상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사유의 방은, 아무래도 박물관에서 중점적으로 밀고있는 전시라서 더 그렇겠지만, 멍하니 서서 깊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아니 그렇게 생각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전시였다. 몇 백년의 사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불상들 앞에서, 고요한 나만의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꽤나 오랜 시간동안 (물론 참지 못하고 사진도 찍었고 :D )

앞으로 기회가 될 때 마다 오고 싶은 곳이다. 자랑스러웠고 또 사랑스러운 공간이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