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밤의 덕수궁.
상당히 긴 시간동안 한국에 다녀왔다. 본가가 서울이 아닌 이유로 그 동안에는 서울에서 시간을 보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서울에서 조금의 시간을 보내며 서울의 이곳 그리고 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모르고 있던 서울의 아름다움과 멋을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너무 날이 추웠는데, 나는 겨울옷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운 방문이었지만, 겨울의 궁들은 여름밤의 그 곳 과는 또 다른 멋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더라.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지만, 우리나라의 고궁들을 가 볼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제서야 가보게 되었고 그 멋과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유럽의 고성들과는 완전히 다른 멋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궁들은 꽤나 멋있었다. 수문장들도 멋있었고, 한복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꽤나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그렇게 추운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을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멋진 한복을 입은 다채로운 인종과 성별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도 한복을 한 번 입어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지만, 호기심이 추위를 이겨내지 못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호기심보다는 감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달까.
역사가 짧은 나라에 살고 있다보니, 더 더욱 우리나라의 문화재 보존이 멋있고 뜻깊게 보였다. 개발과 자본의 논리에 떠 밀리지 않고, 이 문화유산들을 잘 보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잘 유지하면, 개발로 인한 단기간의 수익보다 더 큰 유/무형의 이득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